조은석 특별검사팀이 12·3 비상계엄 사건의 핵심으로 떠오른 '무인기 평양 침투'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얻기 위해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의도적으로 유도했다는, 이른바 '북풍·외환 의혹'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확보한 군 현역 장교의 충격적인 녹취록은 이번 수사의 중대성을 가늠케 한다. "사령관이 'V(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라고 전해 들었다", "V가 너무 좋아해서 사령관이 또 하라고 했다"는 내용이 담긴 이 녹취록은 단순한 의혹을 넘어 구체적인 정황 증거로 제시되며 사건의 파급력을 더하고 있다.

 

'북풍·외환 의혹'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 고의적으로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침투시켜 북한의 반발과 공격을 유도함으로써 국가 안보 위기를 조장하고, 이를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한 명분으로 삼으려 했다는 혐의를 말한다. 이는 단순한 내란을 넘어 국가의 안보를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한 중대한 범죄로 간주된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비상계엄 선포 전후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주요 관련자들의 내란 혐의를 상당 부분 규명해 재판에 넘겼지만, 무인기 침투나 '오물풍선 원점 타격' 계획 등 군사적 긴장 유발을 통한 계엄 선포 정당화 의혹은 명확한 물증으로 입증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외환 의혹이 내란 특검팀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지목되어 왔다.

 

조은석 특검팀은 이 외환 의혹을 특검 수사로 반드시 밝혀내야 할 핵심 대상으로 보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조사를 앞두고 조사 대상 혐의에 외환 혐의를 처음으로 명시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고의로 북한과의 무력 충돌을 유발하려 했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가 이루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지난달 28일 첫 조사에서도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측의 '경찰 조사 거부'로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 조사가 차질을 빚자, 외환 의혹 등 본류 사건을 먼저 조사하며 이 혐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특검 관계자는 "외환 관련 의혹이 방대해 28일 조사에선 기본적인 부분만 물어봤다"며 "구체적인 부분은 추가 조사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2차 조사에서 외환 의혹에 대한 집중적인 추궁이 예상된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2차 조사를 앞두고 의혹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와 증거 수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의혹의 핵심인 무인기 납품 및 운용과 관련된 기관들에 대한 조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 1일, 특검은 국방과학연구소(ADD) 항공기술연구원 소속 수석연구원 정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 씨는 국방과학연구소가 드론작전사령부에 무인기를 납품하는 과정의 실무 책임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북한이 공개한 한국의 무인기가 자신들이 드론작전사령부에 납품한 무인기와 형상이 유사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어, 특검은 이 보고서의 내용과 무인기 납품 경위 등을 면밀히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평양에 침투한 무인기가 실제로 국군 소유였으며, 그 배후에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밝혀낼 중요한 퍼즐 조각이 될 수 있다.

 

더불어 특검은 드론작전사령부에 대한 강제수사 돌입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사령부가 계엄 선포 후 내부 자료를 폐기하고 무인기에 대한 로그데이터를 삭제하도록 한 내부 조항을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국방보안업무훈령에 따르면 로그파일은 2년 이상 보관하도록 규정되어 있음에도, 올해 3월 사령부는 무인기 비행로그기록 관리 지침을 만들면서 '기록 삭제' 등의 문구를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특검은 무인기 기체에 삭제된 로그데이터 복원 등 추가로 확보가 필요한 자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디지털 포렌식 기술을 통한 삭제된 데이터 복구는 외환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내란 특검팀이 수사 준비 기간에서부터 '보안'을 강조하며 특검 사무실로 서울고검 청사를 택해 입주한 것도 외환 의혹 수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 서울고검 청사는 국방부 훈령에 따라 국가 중요 시설로 분류되며, 사전 승인 없이는 드론 비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보안 관리가 철저하다. 이는 상업용 건물보다 훨씬 안전한 환경을 제공한다. 특검팀은 보안 강화를 위해 청사 내 사무실에 별도의 통신망 등도 설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철저한 보안 조치는 외환 의혹이 다루는 내용이 군 기밀을 포함한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임을 방증한다. 또한, 특검팀이 외부의 방해나 정보 유출 없이 오직 수사에만 집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군 관련 기밀 자료와 증거들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분석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선택함으로써, 특검은 이번 수사가 단순한 정치적 공방을 넘어선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한 진실 규명임을 천명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한 외환 의혹 수사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군 현역 장교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녹취록, 국방과학연구소의 무인기 관련 보고서, 그리고 드론작전사령부의 수상한 로그데이터 관리 정황 등은 특검의 수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만약 윤 전 대통령이 고의로 북한과의 무력 충돌을 유발하여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삼으려 했다는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단순한 권력 남용을 넘어 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로 기록될 것이다.

 

이번 특검 수사는 단순한 한 개인의 사법 처리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숙도와 권력 남용에 대한 사법부의 단호한 의지를 시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국민들은 특검이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직 진실만을 추구하여, 권력의 정점에서 벌어진 초유의 '북풍·외환' 의혹의 실체를 명명백백히 밝혀내기를 염원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법적 운명은 물론, 대한민국 헌정사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이번 수사의 결과에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