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신의 체포 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재판에 또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사법 절차를 사실상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다. 윤 전 대통령 측은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 보석 심문에는 직접 출석해 석방을 호소했던 모습과 대조되는 행보로, 보석 신청이 기각되자 재판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만으로는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출정 거부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다음 기일부터는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하는 '궐석 재판'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했다. 다만 최종 결정을 위해 교도관을 직접 조사해 실제 건강 상태와 인치 가능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며, 일단 해당 공판은 증인신문 절차로만 진행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의 이러한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법원의 단호한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검팀은 "피고인이 자신의 임의적 판단에 따라 선택적으로 재판에 출석하려 한다"고 지적하며, 이는 피고인의 권리뿐만 아니라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보석이 기각된 직후 재판에 불출석한 점을 들어 앞으로도 재판을 의도적으로 방해할 가능성이 크다며, 강제로 법정에 출석시킬 수 있는 구인영장 발부까지 검토해달라고 재판부에 강력히 요청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보석 심문에서 "1.8평짜리 방에서 생존 자체가 힘들다"고 토로하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그는 "집도 가까우니 운동도 하고 당뇨식도 챙기며 사법절차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재판부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결국 자신의 약속을 뒤집고 재판 출석을 거부한 윤 전 대통령의 행보로 인해, 법정과 특검의 강제 구인 카드까지 거론되며 양측의 강대강 대치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