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월드

만지면 48시간 '화상 고통'... 일본 대학가에 나타난 '죽음의 식물' 정체

 일본 홋카이도대학교 삿포로 캠퍼스에서 유럽과 북미에서 '가장 위험한 식물'로 꼽히는 '큰멧돼지풀(Giant Hogweed)'과 유사한 독성 식물이 발견돼 당국이 긴급 조사에 착수했다.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은 30일 이 식물이 지난 25일 오후 캠퍼스 내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발견된 식물은 높이가 약 3m에 달했으며, 흰색 꽃이 피어 있는 등 큰멧돼지풀의 주요 특징을 일부 갖추고 있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년 전 같은 장소에서 촬영된 사진에서도 이 식물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이는 최소 2년 전부터 해당 지역에서 자생해 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제보를 받은 홋카이도대학은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다. 문제가 된 장소를 출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하고, 발견된 식물을 모두 제거했다. 대학 측은 "현재 전문가들이 식물의 정확한 종을 조사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 출입을 제한 중이니 절대로 접근하거나 접촉하지 말 것"을 강력히 당부했다.

 

이 식물이 발견된 곳은 캠퍼스 내 은행나무 가로수 인근의 통로 변으로,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방문객들도 자주 지나다니는 구역이다. 이에 대학은 인근 출입을 차단하고 추가 개체가 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

 

학생들은 "그냥 예쁜 꽃인 줄 알았는데 독성이 있다니 놀랍다", "꽤 자란 상태인 걸 보면 이전부터 자라고 있었던 것 같다", "독초처럼 보이지 않아서 더 무섭다"며 우려를 표했다.

 


만약 이 식물이 큰멧돼지풀로 최종 확인될 경우, 일본 내 첫 공식 발견 사례가 될 전망이다. 홋카이도대학은 지역 당국과 함께 제거 대책 및 확산 방지 방안을 협의 중이다.

 

큰멧돼지풀은 잎과 줄기, 꽃, 씨앗 등에 강한 독성 성분인 푸라노쿠마린(furanocoumarin)을 함유하고 있다. 이 성분이 포함된 수액이 피부에 묻은 상태에서 햇빛에 노출되면 '식물광선피부염'이라 불리는 심각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피부 발적, 가려움, 물집 등이 있으며, 최장 48시간 이상 화상에 가까운 통증이 지속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한 남성이 이 식물을 만진 후 손과 목에 발진이 생겼고, 이후 '포도알 크기'의 물집으로 번져 심각한 고통을 겪은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수액이 피부에 닿은 경우 즉시 비누와 흐르는 물로 세척하고,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식물은 외관상 무해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위험한 독성을 지니고 있어, 발견 시 절대 맨손으로 만지지 말고 전문가에게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홋카이도대학은 캠퍼스 전체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하고,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식물 접촉 주의에 관한 안내문을 배포하는 등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