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기차 대신 ESS 택한 K-배터리, 중국의 벽 넘을 수 있을까?
한때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던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 글로벌 완성차 기업 간의 ‘밀월 관계’가 막을 내리고 있다. 완성차 업계가 전동화 전환 속도를 늦추자, 파트너였던 배터리사들이 합작 관계를 청산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전략적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이러한 흐름에 방점을 찍은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6일,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와 캐나다에 설립한 합작법인 ‘넥스트스타 에너지’의 지분 전량을 인수해 단독으로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2022년 양사가 각각 51%, 49%의 지분으로 손잡았던 이 합작사는 이제 온전히 LG에너지솔루션의 소유가 됐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배터리 3사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현지 생산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포드(Ford)가 대표적이다. 주력 전기 픽업트럭 모델의 차세대 버전 개발을 중단하고 하이브리드차(HEV)나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로 눈을 돌리자, 파트너였던 SK온 역시 지난해 말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관계를 정리해야 했다. 완성차 업체의 전략 수정이 배터리 업계의 연쇄적인 변화를 촉발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가 보유했던 지분 49%를 단돈 100달러에 인수하며 공장의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했다. 이는 양측 모두에게 ‘윈윈’ 전략으로 평가된다. 스텔란티스는 수요가 불투명한 공장의 운영 비용 부담을 덜었고, LG에너지솔루션은 남는 생산 라인을 고성장이 기대되는 ESS용으로 전환할 기회를 잡았다. 또한, 캐나다 정부의 보조금도 단독으로 수령하게 됐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1월부터 해당 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생산을 시작했으며, 이번 독립을 계기로 ESS 생산 능력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글로벌 ESS 생산 능력을 60GWh로 두 배 늘리고, 그중 50GWh를 북미 지역에 집중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이 시장은 이미 중국 기업들이 80% 이상을 장악한 ‘레드오션’으로, 국내 기업들의 합산 점유율은 4%에 불과해 험난한 싸움이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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