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정치
최전방 기관총에 탄띠가 없다?
북한과 맞닿은 서부 전선 최전방 부대에서 핵심 공용화기인 K6 중기관총을 실탄 탄띠가 결합되지 않은 상태로 운용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 경계 태세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유사시 즉각 대응해야 하는 최전방 초소에서 사격 준비 절차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육군 1군단은 올해 상반기부터 전방 감시초소와 일반전초 일부에서 K6 중기관총에 실탄 탄띠를 걸어두지 않고, 탄통을 총기 주변에 비치하는 방식으로 경계 근무 지침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K6 중기관총은 북한군의 총격이나 군사분계선 침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전방 부대가 대응하는 대표적인 중화기다.

전방 군단을 관할하는 지상작전사령부는 경계 근무 시 K6 등 공용화기에 실탄 탄띠를 걸어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군단은 기존 방식과 달리 탄띠를 총기에 결합하지 않은 채 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장병이 탄통에서 탄띠를 꺼내 총기에 걸고 사격 준비를 해야 한다.
군 안팎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초동 대응 시간을 늦출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야간이나 기상 악화 상황에서는 탄띠 결합 과정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고, 긴급 상황에서 장병들의 대응 능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비역 장성은 “최전방 경계 작전에서는 작은 지연도 치명적일 수 있다”며 “오발 방지만을 이유로 즉응 태세를 낮추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침 변경의 배경으로는 과거 K6 오발 사고가 거론된다. 지난해 경기 북부의 한 GOP 부대에서는 총기 점검 도중 K6 실탄 1발이 북측 방향으로 발사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군은 즉각 북측에 오발 사실을 알렸고,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 내부에서는 해당 사고 이후 오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삽탄 상태 유지 방식을 조정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최근 접경 지역 상황을 고려하면 논란은 더 커진다. 북한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지뢰 매설과 철조망 설치 등 군사적 조치를 이어가고 있으며, 남북 관계를 적대적 관계로 규정한 뒤 긴장 수위를 높여 왔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 방어의 핵심 축으로 꼽히는 1군단이 최전방 중화기의 즉각 운용 능력을 낮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1군단의 지침 변경 사실을 사전에 보고받거나 승인한 적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뒤늦게 전방 부대들의 공용화기 운용 실태를 점검하고, 이번 조치가 군단장 권한 범위 안에서 이뤄졌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안팎에서는 오발 사고 예방과 경계 태세 유지는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전방 초소의 무기 운용 지침은 단순한 내부 절차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현장 안전과 즉각 대응 능력을 모두 충족하는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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