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유튜브발 불화설, 손흥민 응원이 악플로 번졌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갈등설이 위험한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일부 온라인 콘텐츠가 훈련 장면 일부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선수들을 ‘손흥민을 따돌린 인물’로 지목하면서, 비난 여론이 선수 개인과 해외 소속팀 계정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최근 한 유튜브 채널은 대표팀 훈련 영상을 편집해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이강인 등을 손흥민과 갈등을 빚은 선수들처럼 묘사했다. 영상에는 “이번 A매치에서 손흥민을 왕따시킨 무리”라는 식의 자막이 사용됐고, 선수들이 웃거나 서로를 바라보는 장면에는 뒷담화를 했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그러나 해당 영상만으로는 누가 누구를 바라봤는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웃음의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문구가 선수의 실제 발언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화면에는 김민재의 이름과 함께 손흥민을 몰아내자는 취지의 자극적인 제목이 노출됐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녹취, 인터뷰, 공식 발언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훈련장 한 장면과 제작자의 해석만으로 특정 선수가 동료를 배척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사실 확인의 기본을 벗어난다.
그럼에도 해당 콘텐츠는 높은 조회수와 반응을 얻으며 빠르게 퍼졌다. 문제는 영상 속 주장이 단순한 의혹 제기에 그치지 않고, 일부 팬들의 공격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황인범의 소속팀 FC 포르투 공식 소셜미디어에는 대표팀 은퇴를 요구하거나 내부 분열을 일으켰다고 비난하는 댓글이 달렸다. 김민재가 뛰는 바이에른 뮌헨 계정에도 퇴출, 은퇴를 요구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물론 모든 악성 댓글이 특정 영상에서 비롯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확인되지 않은 ‘내분설’과 ‘왕따설’이 온라인에서 사실처럼 확산되는 상황 속에서, 선수들의 해외 구단 계정까지 비난이 번지고 있다는 점은 가볍게 볼 수 없다. 경기력에 대한 비판과 근거 없는 인신공격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이번 논란은 앞서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불거진 일부 선수들의 대표팀 은퇴설과 맞물려 확대됐다.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등 이른바 ‘96라인’을 둘러싼 추측이 손흥민과의 불화설로 이어졌고, 이후 주장 완장과 리더십 문제, 집단 따돌림 주장으로까지 번졌다. 황인범은 은퇴 여부에 대해 직접 부인했지만, 한 번 확산된 의혹은 여러 자극적 콘텐츠를 통해 재생산되고 있다.
대표팀 내부 분위기나 선수들의 발언에 대해 팬들이 궁금증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의문이 곧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웃는 장면은 웃는 장면일 뿐이며, 자막은 증거가 아니다. 화면 밖 선수까지 끌어들여 가해자로 규정하는 방식은 선수 개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고, 대표팀 전체에 대한 불신을 키울 뿐이다.
손흥민을 응원하는 마음이 동료 선수들을 공격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 한국 축구를 걱정한다면 필요한 것은 상상으로 만든 대사가 아니라 확인된 사실이다. 대표팀을 향한 비판은 가능하지만, 그 출발점은 언제나 검증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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